안녕하세요,

첫 강좌인 만큼 개론에 해당하는 내용입니다.

앞으로 짚고 넘어가게 될 개념들이 참 많은데, 우리가 뭘 위해서 그런 걸 알아야 하는지에 관한 이유를 모른 채로 진행하면 여러분의 머릿속에 얘네들이 정리가 되지 않게 됩니다. 단편적으로는 알지만 그것들을 조합하여 어떤 결과를 만들어낼 수 없다면 모르는 것보다 못한 상태가 되는 것이니 이 강좌는 꼭 집중해서 공부하고 넘어가주시길 당부합니다.


출처: http://tobewithu.tistory.com/16
출처: http://tobewithu.tistory.com/16

여러분은 이미 “믹싱”에 대한 잠재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화장실에서 세수할 때, 샤워할 때 온수와 냉수를 적절히 섞어 자신에게 맞는 온도로 맞추죠? 음악에서의 믹싱도 큰 흐름은 이와 같습니다. 여러분 혹은 다른 음악가가 편성한 악기와 소리들을 조화롭게 들리도록 각각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믹싱입니다.

 

그런데 방금 제 발언에서 짚고 넘어갈 부분이 있습니다.

… 편성한 악기와 소리들을 조화롭게 들리도록 각각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 믹싱입니다.

굵게 표시한 표현은 객관적이거나 절대적인 표현이 아닙니다. 과연 내가 조화롭다고 생각했던 믹싱 결과물을 다른 사람들도 그렇게 느낄 수 있을까요?

 

바로 여기서 모든 고뇌와 장애물, 그리고 차이점이 생기게 됩니다.

 

믹싱의 세계에서 여러분이 갖춰야 할 기술들은 크게 세 가지로 분류됩니다.

  1. 보편적인 믹싱 기술
  2. 특정 장르가 요구하는 믹싱 스타일
  3. 여러분의 뜻

보편적인 믹싱 기술은 이런 걸 말합니다.

“님 컴프레서를 님 의도대로 만질 줄 알아요?”

“님 공간 배치할 수 있어요?”

“보컬 처리할 줄 알아요?”

그렇습니다. 기본기에 해당하는 걸 말하는거죠. 하지만 세상엔 수많은 사람들이 있고, 플러그인은 널려있습니다.

같은 “컴프레서”지만 만든 회사에 따라 조작할 수 있는 것들이 다르고 회사에서 그것을 어떻게 구현했느냐에 따라 조금씩 다른 소리가 나옵니다.

그리고 여러분 각자도 컴프레서를 이해한 정도가 다를 것이구요, 어떤 목적과 생각을 가지고 소리에 컴프레서를 적용했는지도, 심지어 똑같은 사람이라 할 지라도 언제 어디서 어떤 상황에서 했느냐에 따라 결과가 미묘~~~하게 달라지게 됩니다.

그렇기 때문에 제가 앞으로 여러분에게 가르쳐드리는 건 똑같을지 몰라도 여러분은 자신만의 특색을 가진 믹싱 스타일이 만들어질 거에요. “보편적인 믹싱 기술”이 필요하다고 말씀드렸지만 결과물로 나오는 음악의 시선에서 보면 그게 곧 “여러분의 개성”이 녹아들어간 것이 됩니다.

 

특정 장르가 요구하는 믹싱 스타일은 이런 걸 말합니다.

하우스, 테크노, 트랜스와 같은 전자음악은 음악에서 킥 드럼(Kick Drum)소리가 명료하게 나오게 해야 합니다. 그리고 이게 내공을 측정하는 척도가 되기도 하죠. 힙합 음악은 킥 소리가 아예 묵직하고 적나라하게 나와야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드럼이 들어가는 어쿠스틱 음악에서는 킥 드럼 소리가 명료하게 나오면 안됩니다. 킥 소리의 느낌만 날 정도로 작게 들어가야 하죠. 전자음악에서의 믹싱도 어렵지만 이 쪽도 상당히 어렵습니다.

대개 한 장르를 꾸준히 파다가 다른 장르를 시도하는 경우에 이런 부분에서 벽을 만나게 됩니다. 가령 트랜스 음악을 만들던 분이 밴드 음악의 믹싱을 한다면, 십중팔구 밴드 음악을 접해오던 사람들에게 “킥이랑 베이스 소리가 너무 큰 것 같아 ㅇㅇ”라는 반응이 돌아오게 됩니다.

이건 여러분이 직접 해당 장르의 음악을 들으면서 파악하는 수 밖에 없습니다. 특정한 악기가 어떤 장르에서 주연을 맡는지 조연을 맡는지, 똑같은 악기지만 어떤 장르에선 이렇게 소리를 변형해서 쓰는지 등등 많은 것들이 있습니다. 시간은 많이 걸리겠지만 그만큼 그 장르에 대한 이해도가 깊어지게 될 것입니다.

 

어떤 사람이든 무엇을 만들면 그 사람의 의지가 들어가게 됩니다. 음악을 만들 때도 작곡가는 머릿속에 일관적으로 어떠한 컨셉의 음악을 만들 것인지를 생각하면서 멜로디를 만들고 적당한 악기를 골라내죠.

믹싱도 마찬가지입니다. 여러분의 뜻에 따라 똑같은 재료의 음악도 통통 튀는 음악이 될 수도 있고 깔끔한 음악이 될 수도 있으며 반대로 빈티지 느낌의 음악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별 다른 생각 없이 믹싱을 하면 일관되지 않은 성격의 음악이 만들어지게 됩니다.

그러므로 믹싱을 할 때도 여러분의 마음을 불어넣어 주세요.

 

지금까지 믹싱의 개념과 이에 필요한 요소들을 설명하였습니다. 크게 어려울 부분은 없지만 그만큼 여러분이 음악을 하는 한 끝까지 기억하고 있어야 할 만큼 중요한 내용이었습니다.

 

과제를 하나 내 드리자면 자기 기준에서 비슷하지 않다고 생각되는 두 장르의 음악들을 들어보고 그들의 특징이나 차이점을 찾아보세요.

 

그럼 다음에 뵙겠습니다.


[음향, 작곡] 미디음악 강좌 [서문] - 꾸준히 찾고, 꾸준히 들읍시다
한국 웹에는 여전히 충분한 무료 작곡 및 음향 강좌가 존재하지 않고 주변에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학원에서 배우려고 하더군요.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여러분에게 제 지식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음향, 작곡] 미디음악 강좌 - 커리큘럼 소개
제가 앞으로 다룰 부분들을 간단히 소개합니다. 주로 믹싱 위주로 다룰 계획이지만, 작/편곡 부분에서 제가 알려드릴 수 있는 건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음향] 믹싱 강좌 1강 - 믹싱의 개념과 이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
믹싱이 어떤 작업인지,  어떤 관점과 생각으로 진행해야 하는지를 설명합니다.

One thought on “[음향] 믹싱 강좌 1강 – 믹싱의 개념과 이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

답글 남기기

이메일 주소는 공개되지 않습니다. 필수 필드는 *로 표시됩니다

이 사이트는 스팸을 줄이는 아키스밋을 사용합니다. 댓글이 어떻게 처리되는지 알아보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