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사포입니다.

리듬게임에 빠지고 미디음악을 시작한 지 벌써 8년이 지났네요.

확실히 그 때(2008~9년)보다는 전자음악을 아는 사람들이 늘어났고 작곡을 하고 싶어하는 사람들도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한국 웹에는 여전히 충분한 무료 강좌가 존재하지 않고 주변에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학원에서 배우려고 하더군요.

물론 학원에는 현역으로 활동하시는 분들이 가르치시기 때문에 본인의 페이스와 방향에 맞춰 빨리빨리 배울 수 있다는 장점은 분명 있습니다.

그러나 작곡을 배우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대부분 중/고/대학생이며 입시 공부와 학점 관리에 집중하느라, 또 학원 다닐 돈을 낼 여유가 없어 다들 꿈을 접게 되지요.

 

지금 미리 말씀드리지만, 음악을 만드는 것 자체는 누구나 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좋은 음악을 만드는 데는 자신의 소질과 충분한 노력, 그리고 지식이 필요합니다.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사람이 정해져 있나요? 아닙니다. 누구든 연필만 있으면 그릴 수 있고 추가적으로 공부를 하면 더 좋은 그림을 그릴 수 있죠. 똑같습니다.

컴퓨터 음악(미디음악)을 만들기 위해선 크게 5 가지 기술이 필요합니다.

  1. 작곡 관련 프로그램 사용 능력
  2. 멜로디와 코드 진행을 만들어내는 능력
  3. 자신이 만들 음악의 장르에 대한 지식
  4. 적절한 악기 및 샘플 선택 능력 (원하는 소리를 만들 수 있는 능력)
  5. 믹싱 및 마스터링

위에서 언급한 것들 중 혼자서도 기를 수 있는 능력엔 어떤 게 있을까요?     전부입니다.

2번은 혼자서도 가능은 하지만 실력을 끌어올리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고 이것 때문에 답답한 경우가 종종 있습니다. 이건 학원에서 배우는 게 시간도 단축되고 좋습니다.

나머지는 순전히 자신의 시간 투자에 달렸습니다. 정말입니다.

3,4,5번은 보통 함께 단련 되는 편입니다. 여기서 제 경험을 들려드리겠습니다.

 

전 중2때 작곡을 처음 시작했지만 고등학교 시절 동안 공백기가 있었습니다. 입시 준비 때문에 아버지와 타협을 했거든요.

아시겠지만 작곡 프로그램을 한 번 켜면 3~5시간은 금방 지나갑니다. 작곡의 특성상 중간에 페이스가 끊기면 진도가 안 나가기 때문에 시간을 쪼개서 작업하기도 힘듭니다. 입시 기간에는 이게 게임보다도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저는 작곡을 죽어도 취미로 하기로 마음 먹었기 때문에 고등학교 시절은 오로지 공부에 집중했습니다. 그렇지만 완전히 작곡에서 손을 놓았냐? 그건 아닙니다.

책을 보세요.

책은 짬짬이 남는 시간에 볼 수 있습니다. 틈틈이 봐도 기억에 잘 남습니다. 그래서 전 믹싱 관련 책들을 학교 독서시간, 쉬는 시간, 점심시간일 때 읽었습니다. 그 때 쌓은 지식은 지금까지도 남아있고 제 기본이 되어 있습니다.

분석적인 관점에서 음악을 감상하세요.

당신이 작곡에 발을 들인 이상 예전처럼 가사나 멜로디에만 집중해서 음악을 감상하면 안됩니다. 음악은 항상 다른 작곡가들의 작업물이라 생각하고 그 사람들이 어떻게 악기를 배치하고 구성을 짰는지 등을 간파하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전 입시생활 3년 동안 공부에 매진했지만 한 편으로는 3년 동안 제가 좋아하는 음악들을 분석하면서 들어왔습니다. 처음 1년 동안은 잘 안 느껴집니다. 하지만 2년이 지나고부터는 그전 까진 몰랐던 것들이 하나씩 당신 귀에 들리기 시작합니다. 이건 훈련으로 얻을 수 밖에 없는 능력이고 절대적인 시간이 몇 년 정도 필요합니다. 트이고 나서는 음악이 “들리지“않고 “보이게” 될 것입니다. 이건 차차 설명해드리겠습니다.

귀가 트이게 되면 믹싱과 마스터링 실력이 꾸준히 늘어납니다. 그리고 “도전 1000곡”마냥 자신이 좋아하는 장르의 음악을 분석하면서 듣다보면 음악의 구성이 파악되고 음악에 어울리는 악기나 샘플을 고르는 센스도 늘어납니다. 왜냐? 많이 들어왔으니 자신에게 익숙한 소리가 생기거든요.

 

작곡 프로그램 및 이펙터, 악기 사용 능력은 해 보면서 늘어날 수 밖에 없습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론 전부 설명서가 있습니다. 작곡에 한해서, 설명서도 읽지 않고 쓰는 사람은 이미 기능을 알고 있거나 무식한데 무모하거나 둘 중 하나입니다.

설명서를 읽고, 단축키를 외우세요.

당신이 쓸 줄 아는 단축키가 늘어날 수록 작업 속도는 배로 빨라집니다. 스타 안 해보셨어요? 누가 마우스만 가지고 싸웁니까? 외우세요 단축키.

 

하나 더 비장의 무기를 알려드리겠습니다. 꼭 기억해두시기 바랍니다.

이젠 네이버 말고 구글, 유투브를 쓰세요. 그리고 영어 공부 하세요.

이건 비단 작곡뿐만이 아닙니다. 전 세계의 웹사이트 중 구글과 연결되어 있지 않은 곳이 네이버와 연결된 웹사이트 수와 비슷할겁니다. 그만큼 당신이 얻고 싶어하는 정보는 대부분 구글에 있구요, 그걸 제대로 찾아내고 싶으면 영어 공부를 하셔야 합니다.

검색 할 때도 영어 실력이 필요하지만, 구글 번역기가 똑똑해지기 전까진 직접 해석 할 줄 아셔야 합니다. 웬만하면 고등학교 문법 수준을 뛰어넘지 않습니다.

믹싱 강좌? 유투브에 Mixing Tutorial 이라고 쳐보세요. 컴프레서 강좌? 유투브에 Compressor Tutorial이라고 쳐보세요. 힙합 음악 만들고 싶으세요? Hiphop Tutorial이라고 쳐보세요 =ㅅ=

물론 공개 강좌기 때문에 수준은 편차가 큽니다. 하지만 당신이 생각하는 것 보다 훨씬 많은 사람들이 별의 별 튜토리얼을 올려놨습니다. 알아듣고 싶으면 역시 영어 공부 하셔야 합니다.

 

자, 여기서 얘기한 것만 실천에 옮기셔도 혼자서 실력을 쑥쑥 기르실 수 있습니다. 제가 굵게 강조한 부분만 기억하시면 됩니다.

정말 부족한 게 있으면 학원이나 인터넷 유료 강좌를 사서 공부하시면 됩니다.

 

 

근데 좀 막막하시죠?

 

그래서 결심했습니다. 저도 실력이 아주 뛰어난 건 아니지만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여러분에게 제 지식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어떤 질문을 하셔도 좋고 태클도 환영합니다. 서로 피드백을 주고받으면서 상부상조했으면 좋겠습니다.

제 메일 주소와 사운드클라우드는 ABOUT 페이지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행운을 빕니다.


다음 편은 앞으로 제가 가르쳐드릴 것들을 간단히 짚어나갈 것입니다.

[음향, 작곡] 미디음악 강좌 [서문] - 꾸준히 찾고, 꾸준히 들읍시다
한국 웹에는 여전히 충분한 무료 작곡 및 음향 강좌가 존재하지 않고 주변에 아는 사람들은 대부분 학원에서 배우려고 하더군요. 제가 아는 범위 내에서는 여러분에게 제 지식을 전해드리고 싶습니다.
[음향, 작곡] 미디음악 강좌 - 커리큘럼 소개
제가 앞으로 다룰 부분들을 간단히 소개합니다. 주로 믹싱 위주로 다룰 계획이지만, 작/편곡 부분에서 제가 알려드릴 수 있는 건 알려드리려고 합니다.
[음향] 믹싱 강좌 1강 - 믹싱의 개념과 이에 대한 기본적인 자세
믹싱이 어떤 작업인지,  어떤 관점과 생각으로 진행해야 하는지를 설명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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